일상

선물

공효진* 2020. 12. 24. 12:19

 

 

귤 한상자를 받고 고맙다며

냅다 주소를 되물은 순수시대 막내가 보낸 선물상자가

상가에 잠시 다녀왔더니 문 앞에 얌전히 놓여있다

들어 와 한지로 곱게 포장한 걸 급한 맘에 갈기갈기 찢어 열었다

네모난 상자 뚜껑을 열자

냄새부터 확 올라오는데 홍삼젤리 때문이었다

 

약간의 주전부리와 수면양말 그리고 카드가 들어있다

자기보다 필체가 좋다며 대필을 맡긴 남편이 직접 쓰신 카드였는데

안그래도 이런글씨가 아닌데.. 했지

암튼 그녀의 깜짝 행동에 순수시대 단톡방은 잠시 왁자지껄 했다

 

손편지, 크리스마스카드, 연하장 주고 받는 게 먼 옛날 얘기다

얇은 속지까지 만들어 붙이고 꾸미고 다 다르게 여러 장 만들어

친구들에게 보내곤 했는데..

독립한 아들과 작년에 결혼한 딸 사위에게 연하장이라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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