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입을 벌리고 손가락 세개를 세로로 세워 편하게 들락달락할 수 있어야 정상이라는데. .
도저히 안 된다.
지겹게 속 썩이는 턱관절.
새벽에 턱이 빠저서 응급실에 달려갔을 때가 20년 전 이건만, 그 사이 정말 무던히도 후유증이 날 괴롭혔다.
잊을만 하면 한 번씩 힘들게.
이번엔..벌써 며칠째지.
통증이 죽질 않으니 병원진료도 힘들다.
숫가락 넣을 정도도 안되니 치과 갈 형편이 영 아니다.
그 와중에 조금 수월한 어스름 늦은 시간을 골라 치과로 향했다.
저녁나절이 그나마 아침보다는 통증이 덜해서다.
의사가 스플린트를 말한다.
마우스피스처럼 생긴 걸 평소도, 잘 때도 끼란다.
다는 아니어도 열에 일곱은 좋아진다면서 단계별 방법을 말해주는데 이 후 스플린트의 효과를 못 봤을 때
치료목적의 보톡스나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로 이어진단다.
본을 뜨고 온 지 이틀만에 윗쪽을 다시 해야 한다며 치과에서 전화가 왔다.
가고 싶어도 입이 잘 벌어지지 않아 못 가고 있다.
친구 지혜와 석달만에 통화를 했다.
내 얘길 듣고 자기는 스플린트를 150만원 들여서 맞췄고 석달째 끼고 잔다길래 "너도 턱관절로 힘드냐" 고 물었다.
난 걔가 그런 걸로 힘든지 몰랐지만 걘 내 힘든 걸 기억하고 있었다.
자기처럼 치료를 잘 하고 있는 줄 알았다며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지혜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날 복제한 것같은 친구다.
성격도, 생각도, 하는 짓도, 식성도, 모두 넘어서 양쪽 부모님까지도 걔랑 나처럼 같다.
그리고 몸의 신호도 같다.
뼈대가 약한 것도, 잠이 없는 것도, 심지어 턱관절의 괴로움까지.
개인적인 시간의 씀씀이나 서로에게 흐르는 싸이클이 같다보니 나타나는 몸의 문제도 같은 건 아닌지 생각된다.
나이들어 홀로 남겨졌을 때 땅콩집을 지어 옆에 살 생각하는 것까지도.
으..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