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마지막 잎새

공효진* 2014. 12. 14. 00:28

 

 

 

 

 

 

강의실에서

칠판 뒤 창문 밖 눈에 익은 나뭇가지 위를 보니

꼬깃꼬깃 구겨진

만지면 부서질듯 나뭇잎 한 장이 가지 끝에 걸려 있다

매서운 바람에도

떨어질 기미가 없이 가지와 가지 사이에 끼어 있다

 

친구들 다 떠난 자리 저 꼭데기

내려오지  못 해 파리한 떨림

내 눈은 나뭇잎을 향해 속삭였다

"까치발 들어도 하 높아 나 손 내밀어 줄 수 없단다

바람도 숨 차 꺼내 줄 수 없을 거야"

 

순간

미끄러져 길 위에 넘어진 꼬깃꼬깃 나뭇잎은

저기 저 가지 끝이 좋았다는 말없이

흐린하늘 보고 누워 웃는다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걸려 떨고 있을 때보다

내려오고 싶어 쩔쩔맬 때보다

그렇게 웃으니 좋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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