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경미가 오랫동안 연락이 없다
물론 내가 먼저 해도 될테지만, 심기가 불편한 듯하여 난 머뭇거린다
큰 일은 아니다
경미 집안 일로 잠시 주춤했던 걔와 내가 막말로 '죽진 않았구나'의 표시로
목소리만 잠시 들을 수 있었던 몇개월 전 하루를 제외하고
바다 한 가운데 떠있는 부표처럼 둘 다 뭔지 가볍게 흔들흔들 그렇다
그러고도 멀어진다는 느낌은 아니다
친구란 그런 것이려니..
같은 듯 다른
다른 듯 같은 경미는 미혼이다
독신주의자는 아니다
지독한 열병이
부모님의 반대라는 커다란 벽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은 후
새로운 지독한 열병은 경미랑 함께 하지 않는다
어려운 건지..
손으로 오밀조밀 풍성히 잘 만드는 경미를 지금은 떠올리기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