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는 집의 반대다
걷기는 어떤 거처를 향유하는 것의 반대다
우연히 내딛는 걸음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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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밑창이 닳도록 어느새 저만큼 떠나버린,
걷잡을 수 없는,
집도 절도 없는 인간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인간을
길 저 너머의 나그네로 만들기 때문이다》
삶의예찬으로 표현한 걷기
집밖을 나서는 것에서부터
도보여행에 이르기까지 느리게 걷는 즐거움을
브르통은 5센티 두께도 안 되는 산문집에 빼곡히 썼다
난 나름의 특별한 일로 움직이는데
모르는 사람들은 어슬렁거리는 것처럼 본다
횡단보도 파란불이 깜빡거릴 때나 뛰듯 걷는
세월아 네월아 좁은보폭 때문이다
하여
성큼성큼 걷는 사람을 잘 못 따라간다
지금처럼 여기저기 이동수단을 자동차로 꼭 껴안기 전엔
일찍 서둘러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최고다 여겼는데
걸어서 전철역, 앉기 아님 서서, 내려서 걷기
반대로도 똑같이
남들에게
어쩌다 단순한 저마저 없다면 집안풍경에 익숙한 거 말곤 없을테다
그래 그러자
머릿속에 뒀던 소박한 곳부터 달려가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