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이 쨍한 날.....
나가고 싶진 않았지만 아침 일찍 서두른다
세수를 하고, 한 겹 한 겹 바른 후 머리를 빗는다
빗어도 빗어도 세수하고 립스틱을 바른 것이 티가 나질 않아
다시 샤워기를 내려 머리에 뿌리고 샴푸를 한다
머리카락에 오일코팅을 하고 더운 바람으로 골고루 말린다
이제 좀 씻은 티가 난다
치마를 입었지만 따뜻한 신발을 찾아 신고 나선다
춥지만, 근래에 맛 볼 수 없었던 쾌적함이 발걸음을 재촉해 약속장소에 간다
반지하 집을 개조해 파스타를 파는 음식점인데 테이블은 여섯 개다
언젠가 아는 사람만 오는 데가 이런 곳인가 하고 점심을 먹었던 곳이다
점심을 대접하고 싶었던 사람과 마주 앉았다
치즈를 얹은 국물떡볶기 파스타와 빠네파스타...
특이한 메뉴가 아닌 음식을 시키고, 수다를 떤다
-- [미안한데 서로 무슨얘길 나눴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
먹고난 후 커피 한 잔은 어디서 마실까 얘길 나눈다
사람들이 오고 또 와 오래 앉아서 노닥거릴 여유가 없는 집이어서다
이 집을 소개한 건 성공인가 보다
주차장 때문에 문화원으로 갔다
문화원 안 카페에서 라떼를 마시며 며칠 스트레스로 그랬을
덜떨어진 얼굴을 하고 앉아있는 날, 위로하는 사람의 말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