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커튼

공효진* 2018. 12. 29. 13:05



무겁게 닫쳐있는 커튼..

베란다의 커다란 바깥 창을 가린 암막 롤스크린에서 부터

집 안으로 뻗어야 할  해그림자까지 머뭇거리게 만든다

다리가 긴 사람의 한 발자국 위치의 베란다 안 창엔

늘 그렇듯 사시사철 밖을 볼 수 있는 앏은 커튼이 매달려 있다

밖의 롤 스크린을 열지 않으면 쓸모도 없지만


아침일찍 롤 스크린을 올렸다


방마다 다 다른 창문가리개다

안방은 암막커튼

컴퓨터가 있는 문간방 창엔 연녹의 버티컬

주방 옆은 별 것 없이 휑한 채이고..

아이들과 함께 있다면 딸 아들의 감정선에 맞는 색과, 또 뭐 좀 신경쓴 티가 날텐데

나 자신 역시 희망사항 이라는 생각조차 하질 않으니 

걔들 나이에 독립이란 다시 집으로 들어오기 힘든... 그런 것

짐을 싸 나간 후의 공간 여기저기엔 내가 필요한 대로 조금 나열해 놨다

그런 것들도 내가 안정된 동선으로 만들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변한다


오랜 습관이어서 난 아무렇지 않지만

우리집에 오는 사람들의 반이상은 어둡다는 말을 한다

그 사람들 말을 듣고 그러냐..며 열어젖히진 않는다

간혹

비나 눈이 오거나

창밖 도로위의 달리는 차들을 보고싶을 때

온도를 느끼고 싶을 때나 잠시 열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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