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 각자의 글들을 실어서 출간한 수필집이 나왔다.
개인의 형편에 따라 두 편 또는 세 편의 글을 올렸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게 될 지 모르겠지만, 책 표지를 보는 것 만으로도 기뻤다.
목이 길고 홀쭉하고 검은 베레모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한 피천득 선생님 가라사대
수필은 붓 가는 데로 쓰는 글이라고 하셨다.
물론 수필도 갈래가 있지만 논리적이 아닌 문학에로의 수필을 쓴다는 게 매우 흥분 됐었다.
첫시간 책상에 앉았을 때의 느낌은 그러했다.
여전히 그 맘이 꺼지지 않은 채 공부를 하고 있지만, 틀이 머릿속에 맴도는 지경까진 온 것 같다.
종종 자신의 글쓰기 습관이 수업받은 이론에서 벗어난 상황이 되긴 하지만 부끄럽지 않다.
단지, 노력이 부족한 게 발전의 걸림돌이지 다른 여지와 변명은 없다.
어느 땐 샘솟던 젊은 시절에서 멀리 와서 일까
단어와 문장의 새 길이 눈에서 열리지 않는다.
다니고, 보고, 듣고, 말하는 것의 유연성에서 뒤 떨어진 탓 아니면
녹이 슨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읽고, 쓰기를 반복하노라면 많이 나아질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