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이의 검은색 그랜져가 견인차에 매달려 갔다.
"애경아...뒤에 닿을 것 같어 좁다, 좀 넓게 돌아야겠어"
목구멍까지 나오는 말을 참는다.
운전 하는 사람보다 조수석의 인사들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말, 그 게 잔소리인 걸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라 맘과 달리 말을 아낀다.
바퀴 닿는 소리가 제법 크다.
차 안의 여인 넷은 순간 크게 입을 모아 웅성이다 차체를 건드리는 기분나쁜 소리가 아닌 것만 안심을 하고
목적지로 간다.
목적지라야 음식점이다.
넷 중 한 여인이 굳이 안 사도 되는 밥을 애경이, 혜란이, 나에게 기필코 사야겠다 해서 이동 중이던 참이다.
여길 가네 저길 가네 말이 많았지만 이동 전 이미 가까운 곳을 정했고, 오른쪽 뒷바퀴를
건드리는 신경 거슬리는 소리였지만 금방 잊고, 웃음꽃이다.
주차요원의 수신호로 예쁘게 사각틀안에 집어 넣으려는 순간, 그의 인상은 심상찮다.
손을 아래로 여러번 흔든다.
창문을 내리며 궁금해 하자 "이래갖고 오셨어요? 빵꾸 났잖아요!"
넷은 차문을 열고 동시동작으로 나가 각기 다른 헤어스타일의 머리를 뒷바퀴 한 곳에 모으며 어안이 벙벙이다.
바람 빠진 풍선처럼 주저앉았다.
"괜찮어, 사람 안 다친 게 다행인 거다 들어가자"
다들 가까운 곳으로 정한 걸 잘 했다고 한 마디씩 한다.
애경인 보험회사에 전화를 하고 모두 들어가 우선 밥부터 먹는다.
조금 있자니 견인차가 왔다고 알려 준다.
밥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 기다리겠다고 한다.
애경이가 혼자가는 게 안스럽다고 혜란인 따라 가겠다고 한다.
차는 견인차에 매달려 가고 둘은 기사옆에 나란히 앉아서 떠난다.
두통때문에 예약되있는 병원이 아님 나도 가고 싶었지만 걱정만이다.
잘 하고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