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학교 수강생들의 작품사진들을 거는 날이다
몸이 아파 불가피하게 못 온 이 한 사람과
제 날짜인 줄 깜빡 잊고 못 온 이 한 사람, 이렇게 두 사람 빼고
정해진 시간에 모여 자기 작품과 이름을 매달았다
부담스럽게 큰 공간이 아닌 곳에서 30여점의 사진걸기 작업을 했다
나도 그렇지만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사람들이 많고 그 게 친숙해
사진학교에서 짧게 공부하는데는 특별한 카메라가 필요치 않았다
있는 사람은 있는대로였지만
디카보다 더 화소가 좋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적어도 나한텐 적격이었다
늘
셀카도 마찬가지고
독특하거나 예쁜 걸 스마트폰에 종종 담아서인지 조금만 신경쓰면 손쉬웠다
갈 볕 미소짓게 만들었던 지난 시월에
각자 다른 시선으로
동네에서 조금 벗어나 주변을 돌며 눈에 담았던 곳곳
많은 가운데 고른다지만 난 닥치는 대로 찍기는 싫어
나름대로 느낌을 갖는답시고 사진 장 수를 아낀꼴이 되자
막상 펼쳐 놓고 고를 게 없음 어쩌지 했는데 뭐 그런대로
대여섯장 좋은사진을 추릴 수 있었다
교수님과 의견을 주고 받으며 '이거다' 정한 사진에 재밌는 제목도 달았다
찍었다 지우고 찍었다 지울지라도 재미로 스마트폰 카메라를 만지작 거렸던 게
배우는 계기도 됐고
좋은사람들도 만났다
저만큼 앞에서 소중함을 열어 볼 수 있는 시간이 흐른다